영화 <왕과 사는 남자> 리뷰 | 박지훈 눈빛 연기와 장항준 감독의 군더더기 없는 오프닝 The King's Warden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조선시대 세종, 문종에 이어 제6대 왕이 된 단종 이홍위의 마지막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홍위는 아버지 문종이 즉위 2년 만에 세상을 떠나자 12살의 어린 나이에 왕이 된다. 하지만 자신을 지켜줄 세력이 없던 소년 왕은 숙부인 수양대군과 그의 책사 한명회가 일으킨 계유정난으로 왕위를 잃고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쫓겨난다. 영화는 유배지 청령포에서 단종 이홍위가 만난 촌장 엄흥도, 마을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따듯하고 슬픈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보여준다. 박지훈 눈빛 연기와 장항준 감독의 군더더기 없는 오프닝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오프닝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짧은 오프닝이지만 앞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갈 인물이 누군지, 어떤 성격인지, 영화 내용은 어떻게 전개될지 간결하게 보여준다. 단종 이야기를 하려면 왕위를 빼앗은 수양대군 세조와 한명회를 악역으로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한명회(유지태)만 단종과 대립하는 인물로 세운다. 그리고 세조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 영화가 하려는 것은 ‘왕과 살고 싶지 않은 남자’ 세조가 아니라 제목처럼 <왕과 사는 남자> 엄흥도와 단종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오프닝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종 역할을 맡은 배우 박지훈의 눈빛 연기다. 스크린 가득 담긴 야윈 얼굴과 그렁그렁 흔들리는 눈빛은 어린 왕이 그동안 겪어 왔을 처연함, 미안함, 슬픔의 서사를 긴 설명 없이 한 번에 전해준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갑니까...”라고 체념한 듯 묻는 단종의 말과 함께 카메라는 그가 유배 가게 될 강원도 영월로 날아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엄흥도를 보여준다. 단종과 한명회의 대립으로 무거웠던 궁궐 장면과 달리 경쾌한 음악과 시원한 강원도 산골 풍경으로 영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오프닝이 좋았던 또 다른 이유 ...